센트OS 리눅스 버리는 레드햇, IT판 요동치는 이유
센트OS 단종 평가 지배적...향후 대응 놓고 설왕설래
세계 최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드햇이 센트OS 리눅스에 대한 정책을 변경했다.
내년 말 센트OS 8버전을 끝으로 센트OS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8 리빌드(Rebuild)로서의 역할을 마치고 2019년 나온 센트OS 스트림이 RHEL 프리뷰 테스트 버전으로 투입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런가 보다' 할 일 같은데, 오픈소스 개발자와 시스템 엔지니어들 사이에선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레드햇이 그럴 줄 알았다'부터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앞으로 고생 좀 하게 생겼다까'지 불안해 하고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에서 연출되고 있다.
센트OS 8버전을 끝으로 센트OS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8 리빌드(Rebuild)로서의 역할이 끝나고 그 자리를 센트OS 스트림이 대신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레드햇 발표 하나에 엔지니어 커뮤니티가 술렁거리는 것일까?
한마디로 센트OS를 예전처럼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2004년 처음 나온 센트OS는 레드햇이 우산 아래 제공되는 오픈소스 리눅스 배포판 중 하나다. 레드햇은 페도라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로 대표되는 2개 리눅스 배포판을 제공하다 2014년 센트OS을 손에 넣었다.
이 대목에서 페도라, RHEL, 센트OS가 갖는 정체성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페도라 리눅스는 레드햇이 주도하는 커뮤니티 기반 리눅스 프로젝트다. 리눅스 플랫폼에 적용해 볼만한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지고 있고,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레드햇은 페도라 프로젝트에서 일어나는 혁신들 중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 싶은 것들을 최적화해 RHEL로 제공한다.
RHEL은 공짜가 아니다. 컨설팅과 서비스를 포함하는 유료 구독(서브스크립션)을 구입해야 쓸 수 있다. RHEL 구독 매출은 레드햇 핵심 수익원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굴러 들어온 돌' 격인 센트OS는 레드햇 입장에선 좀 미묘한 존재다. 그레고리 크루처가 주도해 만든 센트OS는 RHEL과 유사한 리눅스 배포판을 표방하는 프로젝트다. 센트OS를 깔면 유료 구독 서비스를 구입하지 않고도 RHEL과 같은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RHEL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들과도 호환에 큰 어려움이 없다. 센트OS 쓰다 필요하면 별 품 들이지 않고 RHEL로 갈아탈 수 있다.
RHEL이 기업용 리눅스 배포판 시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RHEL 생태계와 호환되면서도 무료로 쓸 수 있다는 센트OS의 강점은 시스템 엔지니어들에겐 대단한 매력으로 통했다.
이를 보여주듯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대형 인터넷 업체들은 대부분은 센트OS를 기반으로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리눅스 환경은 센트OS 기반 아마존리눅스가 핵심인 것으로 전해진다. 센트OS 플랫폼 자체가 꽤 안정화돼 있다 보니 중소 기업들도 쓰는데 무리가 없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RHEL을 많이 팔아야 하는 레드햇에게 센트OS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레드햇은 2014년 센트OS를 인수, 리눅스 커뮤니티를 깜짝 놀라게 했다. 레드햇은 인수와 관련해 센트OS 커뮤니티는 물론 레드햇까지 모두에게 득이 되는 윈-윈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센트OS 죽이기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도 적지 않았다.
의혹은 일단 의혹일 뿐이었다. 중간 중간에 불확실성이 불거지기는 했지만 레드햇은 센트OS 인수 이후에도 플랫폼이 갖는 기본 골격을 최근까지 유지해왔다. 그러다 이번에 내년말 센트OS 8버전을 끝으로 센트OS는 RHEL 리빌드 역할을 마무리할 것이며, 그 자리를 센트OS 스트림이 대신하는 발표를 내놨다.
센트OS 스트림은 센트OS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DNA는 아주 다르다. 센트OS는 RHEL과 비슷하고 RHEL 기반 애플리케이션과도 호환되지만 센트OS 스트림은 그걸 장담하기 어렵다. 센트OS라는 꼬리표는 남아 있지만 많은 부분이 기존 센트OS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센트OS는 RHEL 새버전이 나오면 맞춰서 같이 나왔는데, 센트OS 스트림은 RHEL 테스트 버전 격이다. 페도라와 유사한 개념이다.
때문에 기존 센트OS 사용자들은 앞으로 RHEL로 갈아타거나 상당한 품을 들여 센트OS 스트림으로 전환해야할 수 있다. 다른 리눅스로 바꿀 수도 있지만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레드햇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현재 센트OS 스트림 기반으로 수백만대 서버를 전환 중이라 하는데, 자체 엔지니어링 역량이 받쳐주니 가능한 일일 수 있다.
다수 개발자들은 레드햇이 값비싼 RHEL를 쓰도록 하기 위해 센트OS에 대한 정책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레드햇을 인수한 IBM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밀리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센트OS를 많이 쓰는 경쟁 클라우드 업체들을 향해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물론 당장에 큰일이 벌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당분간은 센트OS 7 버전으로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중간에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센트OS 창업자인 그레고리 크루처는 센트OS와 같은 RHEL 클론 리눅스인 록키리눅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레드햇이 일정을 명시한 상황에서 센트OS 사용자들은 가만히 있기도 뭐한 처지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둘러싸고 센트OS 사용자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계속 오가고 있다.
[출처] 디지털투데이(http://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6262)